CIA에 신고한다고요?
제가 예전부터 아주 싫어했고
또 부끄러워 했던 일이 있습니다.
재경기 청원 캠페인입니다.
월드컵처럼 전국민이 환호하는 국제 스포츠대회가 열리면
꼭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팀이 뭔가 안타까운 패배를 당하거나
납득하기 힘든 판정이 있었으면
어김없이 이런 게시글들이 올라옵니다.
내용은 항상 비슷합니다.
지금 어디어디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재경기 청원글을 올리면 재경기를 할수 있단다
청원 몇명 넘기면 해준다더라 다들 힘내보자
패배한 경기에 대한 재경기나 재심을 촉구하는 청원을 올리자는
캠페인 이런 내용의 게시물들이
온라인 전역에 들끓는 일들이 있었죠.
초딩때도 이런 꼴을 보는게 너무나 싫었고
아저씨가 된 지금도 이런 꼴을 보는게 너무나 싫습니다.
내조국 대한민국 그리고 나 자신이자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한국인들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하면 너무 속물적인가요?
저는 한국인들의 이런 모습이
세계인들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를 생각하면
부끄러움을 느끼고 또 분함을 느낍니다.
피파 홈페이지가 마비될정도로 한국인들이 몰려들어서
게시판에 도배되는데 이를 보는 피파 관계자들은
세계 스포츠팬들은 해외언론들과
그 구독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스포츠 정신에 따라 담담하게 경기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지를 부리는 그런 태도도 문제이지만
가장 답답했던건 뻔뻔할 정도의 비이성적 태도들이었습니다.
어디 홈페이지에 가서 욕하면서
그걸 도배하는거랑 재경기를 하는거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겁니까?
애초에 저런글들이 여러개 올린다고 재경기 같은걸
시켜준다는건 도대체 어느 희한한 동네규칙이랍니까
지극히 이기적인 바람을 담아서
목적과는 아무관계없는 일을 아주 열심히만 하면
그 목적이 이루어질거라는 사고방식
엄한사람 붙잡고 그냥 열심히 아주 많은
머릿수를 동원해서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는
그런 오만함 그렇게 논리적 인과관계 따위는
완전히 무시하고 그저 집단적 억지를 부리면서
아무 의미없는 주술적 행위를 해대며
정신승리하는짓 그런짓이 대단한 애국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월감에 젖어드는 사람들 딱 좌파
아시다시피 저는 좌파가 싫습니다.
그리고 딱 이런 비과학적 비현실적 비논리적 비이성적
그리고 그저 마냥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사고방식이
제가 좌파를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 딱 이런
미개한 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파 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더욱 가슴 아픕니다.
바로 CIA 신고 소동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집회 음식 등을 후원한 연예인들을
미국 중앙정보부 CIA에 신고하자는 캠페인입니다.
이런 연예인들은 반미주의자이므로 CIA에 신고하면
미국입국시 불이익을 받거나 거부를 당한다는
그런 주장을 바탕에 두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에 동참하고 있고
심지어는 신고인증 릴레이까지 벌어집니다.
이번 윤석열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죠.
직접적인 발언이 없어도 집회후원 등으로
그런 뉘앙스를 보이거나 그간 좌성향 활동을 해온 유명인이면
당연히 표적이 됩니다.
연예인은 물론 유튜버나 심지어 주위 지인들까지
신고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자랑처럼 인증들 하고 있습니다.
제보를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저도 신고당할것 같습니다.
최근엔 또 이런 신고 릴레이가 효과가 있다는
그런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근거로 하는데요.
얘들아 CIA 신고 좀 살살해라
어제부터 우리 회사에서 이스타 미국 전자여행 허가가
승인취소되고 있다. 이런 내용입니다.
CIA 신고 캠페인이 효과가 있어서
탄핵 찬성한 사람들이 실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그런 뉘앙스죠 이 글은 여러 커뮤니티에 또 퍼져나왔고
유사언론의 인용보도까지 합니다.
그렇게 CIA 신고 릴레이에는 더 불이 붙고 있습니다.
아니 정말 이런걸 믿는 겁니까?
우리 잠깐 논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애초에 윤석열 탄핵찬성과 반미가 무슨 상관입니까?
억지로 끼워 맞추면
1차 탄핵안에 윤석열 정부가 북중러를 적대시하는 외교를 했다면서
그걸 탄핵사유로 넣은 미친짓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안은 폐기되었고 이번에 통과된 탄핵안은
비상계엄 사태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고당한 이 사람들이
탄핵안 내용에 동조해서 반미주의자라는 그런 주장은 불가능합니다.
설마 윤석열 탄핵 찬성은 좌파
좌파는 반미주의 그러니까 윤석열 탄핵 찬성자는 반미주의자
이런 이상한 삼단논법을 펼치고 있는 겁니까?
윤석열 탄핵에 찬성했다고 엄한 미국에게 신고하겠다는
그 희한한 발상부터가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트럼프 신봉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하는 얘긴데
심지어 아직 바이든 정부로 트럼프는 취임도 안했습니다.
CIA에 누군가를 반미주의자로 신고하면
미국입국금지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이는 사실 몇년전부터 떠돌던 가짜 뉴스입니다.
우파 진영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던 헛소문으로
당시 미국에 자녀들을 유학 보내놓고 반미활동을 하는
그런 이중적인 좌파 정치인들을 타겟으로 삼고
신고활동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이런 루머들이 확산되면서
언론이 나서서 팩트체크까지 했었죠.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도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한 이슈입니다.
덧붙여 미국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관되게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모든 상황에서 존중되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내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찬반을 떠나서
개인의 정치적 표현을 보호하는게
바로 미국의 건국정신이고 헌법정신입니다.
누군가가 윤석열 탄핵에 찬성했건 반대했건간에
미국은 이걸 신경쓸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누군가가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민주적인 폭력이 행해진다면 미국은 그걸 걱정하겠죠.
익명의 누군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쓴 글을 가지고
CIA 신고가 효과가 있다는 식의 루머가 퍼지는것도 참 답답합니다.
저런 아무 근거도 출처도 없는 글을 보면
상식적인 사람은 게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별개의 이유로 취소되었다고 생각하지
이런 게시글이 네티즌들의 집단적 신고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의 증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장난같은 집단적 신고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죄다 입국거부를 할만큼
미국 CIA와 국무부는 멍청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집단적 광기와 무지가 싫습니다.
한마디로 무식한 짓이 싫습니다.
세계인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이런 행패를 부리는게 부끄럽습니다.
저는 좌파를 싫어합니다.
저는 어떤 사람의 정치 성향을 볼때
단순히 그 사람이 지지하는 정당을 보고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봅니다.
좌파짓을 하면 그게 좌파입니다.
그리고 신고테러같은 이런 미개한짓은
좌파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공산당식 발상이고 행동이죠.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려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극이 또다시 되풀이될수 있는
이 어두운 시기에 좌우진영을 막론하고
전체주의가 날뛰고 있습니다.
파시즘은 이렇게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서 꿈틀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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