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마오 우리는 그녀에게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며칠전 일본 피겨 스케이팅 전국가대표
아사다마오 선수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일본항공이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아사다마오가 한국언론에 의해 주목을 받은건
정말 오랜만에 있는 일입니다.
관련 기사를 보실까요?
"김연아 없었다면 나는.. 깜짝 방한한 아사다 마오의 고백"
"연아가 없었다면.. 깜짝 방한한 아사다마오가
털어놓은 속내" 이런 식입니다.
그나마 정직하게 기사 제목을 뽑은 매체들도
모두 김연아에 집중하고 있죠.
"아사다 마오.. 김연아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 이렇게요
아사다 마오가 인삿말을 한 행사는
일본항공의 김포 하네다노선 취항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습니다.
한일양국 국민들의 60년에 걸친
교류와 우정을 기리는 자리였죠
대한항공 부사장도 축사를 했고
한일우정 음악회도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사다마오는 인사말을 하며
김연아 선수와의 우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두사람은 피겨스케이트 선수로서
라이벌 관계였는데요.
90년생 동갑으로 둘은 2천년대 후반부터
10년 가까이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트의 정점에서 경쟁했습니다.
김연아 선수도 대단한 선수지만
아사다 마오 역시 엄청난 선수였습니다.
고난이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주니어 여자선수 세계최초로 성공시킨 사람이자
세계선수권 3회우승 10개의 세계신기록을 가진 대단한 선수죠
그리고 이런 기록을 세우던 당시
김연아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주요 국제대회에서
서로 메달을 나눠가지며 한일양국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은퇴인터뷰를 포함해
그간 여러자리에서 본인이 성장할수 있었던건
김연아 덕분이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한일양국의 우정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에서도
라이벌이자 친구인 김연아가 없었다면
본인도 이 자리에 없었을거라며
본인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죠.
함께 피겨스케이트 선수로서 시대를
이끌어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김연아와의 추억도 공유했는데요.
14살때 처음 만난 두사람은 이후
어머니들도 서로 친구가 되어
주먹밥과 김치를 주고받을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합니다.
세계의 정점에선 한일 두선수의 우정
이에대해 이야기한 아사다마오
그런데 이 소식을 비슷한 제목으로
일제히 보도하는 한국언론들을 보며
저는 잊고있던 부끄러움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아사다 마오에게 느끼는 부끄러움 말입니다.
김연아가 없었다면 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춰
아사다마오 소식으로 전하는 한국언론들
이런 기사를 보며 잊고있던
부끄러움을 떠올리게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언론이 그리고 한국대중이
그동안 아사다마오라는 사람을 어떤식으로 소비하는지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김연아가 세계무대에서 한창 선전하던 시절
한국의 아사다마오라는 선수를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아사다마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아주 공격적인 태도로 기사를 냈던 언론들
아사다마오가 부진한 성적을 내거나
실수라도 하면 곧바로 조롱하는듯한
뉘앙스의 기사들이 쏟아졌죠
한편 아사다마오가 김연아보다 우수한 성적을 내면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채
판정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무려 언론이 이런짓을 했는데
온라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아사다마오에 대한 각종 비난은 물론
그녀의 외모를 비하하기도 하고
성적으로 모욕하기도 합니다.
아사다마오가 감히 김연아보다 좋은성적을 내면
모두가 당연히 편법 심판판정이라고 확신하면서 난리들을 쳤죠
아사다 마오가 부정한 술수를 썼다는 주장부터
심판이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온갖 망상과 음모론이 넘쳐났습니다.
반면, 아사다마오가 김연아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면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각종 조롱과 비하가 넘쳐났죠.
경기 해설진조차도 이런 편협하고 미개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선수인 김연아를
응원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그게 다른선수에 대한
저주나 비하 등으로 이어져서는 안되죠.
특히나 스포츠를 보도하고 해설한 일을 업으로 삼는 해설위원은
더더욱 그래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두유노 연하킴"으로 상징되던
피겨여왕 김연아의 시대에 한국인들은 집단적으로
아사다 마오에 대한 부끄러운짓을 저질렀습니다.
물론 일본인들이라고 국적관계없이
김연아 선수를 응원했던건 아닙니다.
일본여론 역시 아사다마오의 선전을 응원했죠.
하지만 명백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언론을 비롯해 여러 방송은
아사다마오의 라이벌인 김연아를 소개하며
그녀를 비하하거나 공격하기보다는
김연아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에 주목했습니다.
세계의 정점에서 아사다마오와 라이벌로
활약하고 있는 김연아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왜 위협적인지를 소개했죠.
아사다 마오를 그저 악마화하려는
한국매체의 반응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습니다.
물론 일본인 개인차원에서 김연아에 대한
악평을 하는 사람도 존재했습니다.
다만 중요한건 그 비율이죠.
한국은 이런 부끄러운 반응들이 국가적 여론이었고
일본은 그게 소수 네티즌의 배설이었습니다.
이런 차이가 국격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한국은 일본에 강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한반도는 일제에 의해 병합된 역사가 있습니다.
일제가 마침내 패망되어 해방이 되었는데
얼마 후 6.25 전쟁이 터져
그 전쟁 특수덕에 일본이 부활하기도 했죠.
세계 어느나라든 옆나라 이웃나라와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 마련인데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소위 피해자란 인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고
이런 시각이 반일감정의 토대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본에 느끼는 경쟁의식
라이벌 의식에는 이런 반일감정이 다소 섞여있죠.
저는 한국이 국가차원에서 일본이라는
이웃국가의 경쟁의식을 느끼는게 나쁜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사다마오가 한일우정을 기리는 자리에서
자신의 라이벌 김연아를 이야기했듯
건강한 경쟁의식 라이벌 의식은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진짜 승리를 추구하는게 아니라
정신승리를 추구할때 벌어집니다.
일본매체가 김연아가 왜 대단한 선수인지를 분석하며 소개한다면
한국매체는 아사다마오를 빌런으로 만드는데
악마화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아사다 마오가 이기면 아무튼 편파판정이거나
무언가 부정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김연아가 이기면 정당한 승리라며 자축했죠.
이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바라보는
상당수 한국인들의 태도와 유사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경쟁의식을 느끼고
또 그들과의 역사문제에 있어 문제의식을 느끼는건 당연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쌓아올린 성취와
자산 모두를 부정하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건강한 라이벌 의식은 인정할건 인정하고
배울점은 배우고 그렇게 개선시켜 자기것으로 만드는 태도입니다.
분명 아직 갈길은 멀지만
한국은 명실상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나라입니다.
반세기도 채 안되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고
이제는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수출하는
명실상부 문화 선진국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서는 그저 열등감만을 느끼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열등감이 이상한 국수주의와 애국주의로 변질되죠.
일본의 산업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선진국으로서 그들이 쌓아 올려온 성취들을
그저 부정하려고만 합니다.
김연아를 응원하면서도
아사다 마오의 기술에 감탄할수 있는 사람들
나아가 일본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면서도
그들로부터 배우고 스스로를 발전시킬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다수가 될때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본과 관련된 각종 뉴스 기사에 달리는
온갖 유형의 악플들을 보고 있으면
저런 사고방식들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극복해야 하는
일제시대 잔재이자 우리를 후진국에 가둬두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아사다마오에게 벌인 일을 떠올리며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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