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떠난 한국인이 마주한 현실은
얼마전에 영화 '한국이 싫어서'란 영화를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 최근 개봉한 영화인데요.
이는 2015년 작가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소위 헬조선이 유행어로 등장했던 시기
20대후반의 여성이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이민을 간다는 내용을 담고있죠.
영화는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주인공
게나를 통해 지금 청년세대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느끼는
여러 거부감과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2억만이 낯선나라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청년이란 주제
많은 언론들도 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최근 인터넷을 보면
이민 가겠다는 말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한국의 여러 문제들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민을 가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식의 주장들입니다.
실제로 최근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이민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의 비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응답자 중 60%가량이 한국을 떠난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는데요.
30대의 경우 무려 66%가
이민의향에 있었습니다.
한국같은 경제적 선진국에서 전국민의 절반이
훨씬넘는 사람들이 다른나라로 떠나고 싶어한다는건
분명 주목할만한 현상입니다.
실제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의 숫자도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최근 10여년 사이 국적상실자와 국적이탈자가 꾸준히 늘었죠.
이런 흐름에 맞춰 입시전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가
몇해전부터 이민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이렇듯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는
청년의 이야기가 소설과 영화로 흥행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희망하며
또 실제로 떠나고 있는 대한민국 상황
삶의 만족도나 행복도 같은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인들이 다른나라 사람들에 비해
또 세계평균에 비해 더 많은 불행을 느끼고 있는건
사실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면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최근 미주 중앙일보에서는
미국에 거주중인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1년동안 우울함, 우울증을 느낀 횟수와
지난 1년동안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있는지에 관한 조사였죠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려 90%가 넘는 사람들이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번이상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조사규모와 방법 때문에
통계가 과장된 측면이 있을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미국내 인종별 자살률 분석을 한걸 살펴보시죠.
2017년 기준 미국 인종별 사망자중 자살률인데요.
보시다시피 한국인들의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은걸 알수 있습니다.
미국평균은 1.68%의 2배가 넘는 수준이죠.
같은 아시아계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자살률을 보입니다.
한편 자살률 증가폭도 심각합니다.
2022년 CDC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이민자들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5.7명으로
10년전 10.3명에 비해 52%나 증가했습니다.
이 시기동안 한국에서는 소위 헬조선론이 퍼지며
이민열풍이 불었었죠.
같은기간 미국의 평균자살률 증가율이 17%라는걸 고려하면
3배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인종별 국가별 통계를 낸 자료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다른자료들을 살펴봐도 한국인 이민자들이
다른나라 출신 이민자들에 비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한국출신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굉장히 낮은데요.
미국내에서 아시아계 노인들의 만족도가
다른인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한국출신 노인들의 만족도는
유독 낮아서 꼴찌 수준입니다.
이렇듯 한국에서 불행하다고 호소하며
이민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은데
그렇게 이민을 간 한국인들이
행복한 삶을 쟁취했다는
그런 통계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한국인 이민자들이
해외에 가서도 불행하고
다른나라 출신 이민자들에 비해
더 불행한 통계들이 많이 보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이민을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역이민 관련 사연들이 종종 보입니다.
더나은 삶을 꿈꾸며 해외로 나갔는데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선택을 후회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
이렇듯 한국을 떠나 외국에 가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는 소설, 영화속 이야기와는 달리
현실속 이민에는 분명한 도전과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즉 이민은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제 삶의 절반 정도를 여러 해외국가에서 보냈습니다.
토종 한국인이지만 조금 특이한 삶을 살아와서
여러나라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살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건대
일반적인 평범한 한국인을 기준으로
이민이라는건 매우 어려운 도전입니다.
한국은 인종적 문화적 사회적 동질성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비슷하게 생활하죠.
언어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해 한국인을 위해 존재하는 환경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익숙한 환경을 등지고
새로운 환경, 낯선 환경에 가서 정착해 산다는게
절대 쉬운일 일수가 없죠
언어적 제약과 한계는 물론이고
설령 노력으로 언어문제를 극복했다고 하더라도
문화차이부터 사회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이민자가 낯선 나라에 가서 적응하는 일은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기존의 나고 자랐던 나라에서 느꼈던만큼의 안정감
소속감 만족감 같은걸 느끼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죠.
그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느끼는 이민자들이 많은게 현실입니다.
이민을 가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현지인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작은 한국 커뮤니티에 갇혀버리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저는 특정국가의 연이 있거나
해외생활 이민생활에 적합한 특이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행복을 찾아
한국을 떠난 한국인이 외국에서
한국에서보다 더 큰 행복을 찾는 일은
흔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말도 잘 안통하는 나라에 가서
인간관계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게
낯선상황에 적응해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이라면
한국에서 더 적은 노력으로
행복을 쟁취할수 있다는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사실 이민가겠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람들도
이민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가겠다고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상 현실도피 차원에서 그런말을 하는것 뿐이죠.
우리가 살아가는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여러 문제가 보이는데 고치고 계산하는건 요원해 보이니까
그냥 이민가겠다는 식으로 문제에서
또 본인의 현실에서 도피하는 겁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습니다.
이민 자체의 여러 어려움도 존재하지만
지금 수많은 한국인들이 불행을 느끼고 있는
그 문제의 본질은 나라라는 환경이 아니라
우리 한국인들 머릿속에 박혀있는 정신문화에 있습니다.
앞서 이민을 간 수많은 한국인들이
그 나라에서도 불행을 느끼고 있다는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다른 이민자들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현격히 떨어지고 자살률은 압도적으로 높죠
즉 문제의 본질은 나라라는 환경이 아니라
지금 우리 한국인들 머릿속에 박혀있는 정신문화라는 겁니다.
개인이 개인으로서 독립하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쫓겨다니는 사회
멋대로 만들어진 사회적 기준에 따라
타인의 삶을 함부로 평가하고 정의하는 분위기
실패자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는 개개인들
저는 우리 한국 사회가 이런 정신문화적 문제를
개선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설령 경제적으로 아주 풍요로운 나라가 되더라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불행할것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해 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인들이 어느 나라에 가서 살든
어떤 환경에 있든 머릿속에 들어있는
이 한국적 정신문화가 그대로라면
여전히 불행할수밖에 없습니다.
전세계에는 약 200여개의 국가가 있습니다.
이 200여개의 국가중 당장 이민을 가서
여러분이 행복해질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
최상위 선진국에 한정해서 이민을 간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 삶이 한국에서의 삶보다 행복할까요?
자신의 가치관부터 재정립하지 않는 이상
진정한 행복은 요원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해법으로
자꾸 이민을 띄우는 여러 콘텐츠들을 비판적인 이유입니다.
문제의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누군가로 하여금 인생을 허비하게 할수있는
위험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민 말고는 답이없다.
한국을 뜨자
이런 현실 도피적 이야기보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공유하고
함께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한명의 구성원이자
개인으로서 한국인 불행의 원인을 좀 더 심도있게 논의하고
고민하는 담론이 퍼지기를 희망합니다.
세계최고 수준의 자살률부터 최하수준의 삶에 만족도
최저수준의 출산율에 이르기까지
분명 한국인들은 정신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더라는 정치인들은 그저 돈만 퍼주면
다 해결될것처럼 떠들고 개개인들은 이민타령을 하며
도피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문제는 더욱 악화될뿐입니다.
이런 노력과 담론이 모여 정신문화를
또 시대정신을 바꿔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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