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을 중국이 밀수입 하고있다?
충분한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따라온다고
때때로 우리주변에서 되게 독특한 그런 사업모델을
발견할때가 있습니다.
한때 기사로도 소개되기도 했었는데
일본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대여서비스라던가
또 요즘 신축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사전점검 대행업체 같은곳들이 말이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최근중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새로운 산업에 대해 한번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것처럼 현재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고성능반도체 및 반도체장비를
구매할수 없는 상태입니다.
칩을 사지도 못하고 장비도 사지를 못하니까
완전히 맨땅에 헤딩으로 스스로 반도체를 개발하라는 소리인데
이렇게 해서는 사실상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극복한다는게
불가능한 일이죠.
특히 AI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재 AI를 움직이는 힘 그자체인 반도체 산업에서 밀린다는 것은
결국에는 소프트웨어 끝단에서도 경쟁력을 잃어버린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중국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극복해야만 하는데요.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혜성처럼 주목받기 시작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밀수업입니다.
사실 밀반입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발효되고
초기부터 꾸준히 써온 문제입니다.
그래도 한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수출전용 저성능반도체를 내놓으면서
어느정도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수 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 부분까지도 막히게 되자
중국 테크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8월에는 저성능반도체수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엔비디아반도체를 50억달러어치나 사재기하는
그런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진적이 있죠.
규제는 날로더 강해지고,
미국의 AI산업은 기술기업들의 적극적인 인프라투자를 받으면서
날개가 달리는 성장을 하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는 중국은 그야말로 속이 타들어갈겁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속에서
중국은 엔비디아반도체를 밀반입하는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는데요.
그결과 엔비디아 밀수입사업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불러도 될정도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기업은 1억 2천만달러를 지불해
엔비디아 H100반도체가 8개씩 탑재된 서버 300개를 구매를 했는데요.
H100반도체 가격이 1개에 4만달러 내외임을 감안하면
2400개의 칩 가격은 대략 9600만달러의 웃돈을 주고
엔비디아반도체로 구성된 서버를 구매한셈
이정도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밀수입이 이루어진것인데요.
도대체 어떤 경로로 중국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손에넣고 있는 걸까요?
먼저 디인포메이션에서 취재한 사례에서는
말레이시아 브로커를 통해 엔비디아칩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브로커가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하고
이를 중국 모기업이 세운 말레이시아 법인의 페이퍼컴퍼니에
다시 판매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말레이시아 현지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기 위한
웹사이트 제작이라던가 이메일 생성 등
필요한 절차 역시 브로커측에서 담당을 했구요.
심지어 브로커는 말레이시아 현지 데이터센터 공간을 임대해
임시로 서버를 실제로 구축하는 작업까지도 수행했는데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서버 설치 건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차 나온 엔비디아관계자를 속여 넘기기 위함이었습니다.
지난7월 월스트리트저널을 싱가포르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학생에게 칩1개당 100달러의 수수료를 주고
엔비디아 반도체를 6개 밀반입한 사례를 취재해 보도한바 있는데요.
가방에 몰래 반도체를 싸서 중국으로 입국하는
이런 사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조직적이고
또 대규모인 밀반입이 나타나기 시작한겁니다.
이와같은 밀수입 루트가 가능한 이유는
엔비딛아 AI칩 수출단계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팹리스 기업입니다.
반도체를 설계만 하고 실제 생산은 TSMC에 위탁하고 있죠.
그럼 대만에서 생산된 이 반도체가
바로 구글이랑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같이
빅테크들에게 인도가 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도체를 사용하려면 칩만 덩그러니 받아선
아무것도 할수없기 때문에 먼저 이는 서버기업들에게로 이동됩니다.
델이나 슈퍼마이크로 컴퓨터같은 기업으로 말이죠.
여기서 서버기업들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를 제작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 입장에서 받아서
바로 사용할수 있는 그런 AI컴퓨팅 시스템이 형성되는 것이죠.
완성된 AI서버는 이제 여러 유통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 시스템을 사용하려는 고객사에게 전달이 됩니다.
다시말해 반도체의 설계부터 최종고객이 이를 받아보기까지의 과정이
수단계나 나뉘어져 있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브로크들이 노린 느슨한 고리는
바로 서버기업과 고객사 사이에 유통사의 위치입니다.
우리나라도 농가에서 직접 과일을 구매하면 엄청 저렴한데
중간에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소비자가가 높아진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한나라 안에서도 유통구조가 복잡하기 짝이 없는데
미국 대만 한국 일본 등 태평양을 끼고 전세계를 아우르는
반도체 유통망은 얼마나 복잡할까요?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델 슈퍼마이크로 등이 서버로 조립하면
이는 대형 유통사들이 가져가고요.
또 대형 유통사들은 이것을 소형 유통사들에게 소분하여서 판매합니다.
이런 과정이 여러차례 반복되고 나서야 최종고객사가
비로소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할수 있게 되죠.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렇게 중간다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모든업체 신상을 다 파악하고 수출규제에
적합한 판매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엔비디아 허가를 받은 공인 유통업체들은
구매자의 신용도와 수출규제 준수여부를 확인하는 책임을 집니다.
그런데 일부 유통업체에서 구매자들의 정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중국 브로커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실제 구매자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숨긴채 칩을 구매할수 있게 허용한 것이죠.
디인포메이션은 이와같은 방식으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밀수한 브로커를
무려 8명이나 확인했는데요.
이들 모두가 비슷한 방법으로 말레이시아 홍콩 등을 경유해
중국으로 수천개의 엔비디아 반도체를 반입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재 중국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해
접근이 아예 막혀있는것은 아닙니다.
규제는 어디까지나 고성능 반도체를 제재하고 있고
몇차례의 규제강화가 있긴 했지만,
그때마다 엔비디아는 각 규제 상한선에 맞춘
새로운 중국수출전용 반도체를 내놓고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올해초 판매를 시작한 H20 L20 L2가 그 사례입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기껏 미국정부와 타협해가면서
중국수출전용의 상품까지 만들었는데
조금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그냥 이 제품을 구매하면 안되는 걸까요?
아무리 칩간의 성능차이가 난다고 해도
밀반입의 리스크 또한 만만치 않은데 말이죠.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전용반도체 생산 및 인도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았던거예요.
중국기업들은 반도체를 주문하고 수개월을 기다린후에야
이를 받아볼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하루가 다르게 AI산업이 발전하는 가운데 몇몇기업들은
돈으로 시간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중에는 중국정부가 소유한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요.
정부가 뒤를 봐주는 밀수업이라니
이것도 어떤면에서는 약간 중국스럽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유나 과정이 무엇이었든지간에 결과적으로
현시점에서 엔비디아 반도체 밀수업이 상당히 큰 규모로
성장한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미국정부가 내놓은 규제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지 않을수 없는 그런 상황에 이른 것이죠.
중국에선 칩 자체를 밀수입하는것 외에도
클라우드 코드를 통해서 원격으로 엔비디아 반도체에
접근하는 그런 방법들도 시도하고 있는데요.
정말 다양한 루트로 기술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를 놓고 이것을 막으려는 자와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는자 간의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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